제피 흔히들 제피와 산초 그리고 초피 등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식백과 등을 참조한 결과 제피=제피, 그리고 산초는 비슷하지만 다른 나무라고 한다. 산초나무와 제피나무는 매우 유사하게 생겼지만, 종종 어머니를 따라 산에 가게 되면 야생 산초나무를 보는 일이 있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산초가 제피보다 억세고 잎의 색이 더 초록색에 가까웠다.
제피의 향은 특유의 알싸한 맛이 있는데, 중국음식 특유의 '마' 한 맛과 유사하다. 입이 얼얼해지고 톡쏘는 향기가 있다. 자주 접해 보지 못한 사람이 처음 먹게 되는 경우 고수처럼 세제 맛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피나무는 경상도 지방에서 열매의 껍질을 갈아 음식에 사용하는데, 특히 추어탕에 비린내를 잡기위해 넣어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의 본가에서는 제피 열매를 추어탕 뿐만아니라 나물, 겉절이, 김치, 뼈다귓국(감자탕과 유사한 음식)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했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제피 향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 보니 나에게는 제피가 들어가야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제피의 여린 잎을 수확해 여름 김치를 담글때에 넣어 은은한 제피 향이 나는 시원한 여름김치를 담가주시고는 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나의 제피사랑은 필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다. 제피에 대한 사랑이 먹는걸로 모자라 키우고 싶어질 때쯤 본가 뒷마당 오디나무(뽕나무) 아래 새로 돋아난 제피나무 싹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 싹의 크기는 떡잎위에 본잎 두어 개가 피어난 아주 작은 나무였는데, 본가에서 자취방으로 돌아오기 전에 살며시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제피나무 싹을 파내어 주변 흙과 함께 신문지에 살짝 감아서 포장한 후 자취방으로 옮겨왔다.
포장해온 제피나무 싹은 자취방에 도착하자 마자 작은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그 작은 나무도 제피라 흔들릴 때마다 알싸한 향이 풍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제피나무 싹 화분에 심기 준비물: 화분(싹 크기에 맞도록 너무 크지 않은 사이즈로 준비), 마사토, 배양토( 흙은 다이소에서 구매했다.), 화분용 네트망(역시 다이소 구매) 1. 적당한 크기의 화분에 다이소에서 구매한 화분용 네트망을 화분 바닥 크기에 맞게 잘라서 화분 바닥에 가장 먼저 깔아준다. 2. 화분의 물 빠짐이 원활하도록 네트망 위에 마사토를 화분의 1/4 가량 차도록 넣어준다. 3. 배양토를 화분의 2/4가 차도록 넣어준다. 4. 제피나무 싹을 가운데 위치하게 손으로 잡아 준 후 주변에 조금씩 배양토를 채운다. 5. 뿌리가 완전히 가려지도록 배양토를 채운 후에 물을 흙이 모두 젖도록 준다. 6. 물을 준 후에 흙이 내려앉은 부분이 있다면 추가로 배양토를 더 넣어준다.
처음 9월 말 본가에서 싹을 뽑아 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심고 서향 창가에서 약 20일 지나고 난 후 모습이다. 그사이 적응을 잘해서 본잎이 두배는 많아졌다.
화분에 옮겨 심은지 약 20일 지난 제피나무
그리고 나서 약 2달이 지난 오늘 나의 제피나무는 이제 제법 나무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집이 서향이라 일조량이 부족해서 식물 등을 쓰고 있는데 그래도 웃자람이 조금 있는거 같아 마음이 쓰인다.